스마트폰 성능은 AP 성능이 결정한다.

PC 성능을 CPU와 GPU가 좌우하는 것 처럼 AP 성능이 곧 스마트폰 성능이다. 스마트폰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앱 역시 AP 성능만을 측정하기 때문에 이런 인식은 굳어져 왔다.

하지만 AP 성능이 스마트폰 성능과 다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사용자가 직접 체감하는 성능과 AP 성능이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인데 최근 유투브에서 화제가 된 닉 아커맨이라는 IT 유투버의 테스트 영상이 그러한 차이를 잘 보여준다.

그는 갤럭시S8+과 LG G6의 앱 실행 속도를 비교하면서 갤럭시S8+에서 발견된 몇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AP 성능만 보면 LG G6은 비교 대상이 아니지만 갤럭시S8+에서만 속도가 느려지고 재실행되는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다양한 앱을 실행해 놓고 사용하는 스마트폰 특성을 고려하면 체감 성능을 저해하는 심각한 요소 중 하나라서 AP 성능만 믿고 스마트폰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다행히 국내 모델이 아닌 해외판에서 확인된 현상이라 일단은 안심이지만 엑시노스8895가 탑재된 국내판도 무조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서 이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 엑시노스8895 탑재한 갤럭시S8은 다를까?

삼성이 출시한 갤럭시S8과 S8+에는 스냅드래곤835와 엑시노스8895가 적용됐다.

닉 아커맨의 테스트 처럼 해외판에만 스냅드래곤835를 사용하고 있어 엑시노스8895가 사용된 국내판에선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엑시노스8895가 탑재된 갤럭시S8과 스냅드래곤821이 탑재된 LG G6를 준비하고 양쪽 모두 초기화 한 후 18개의 앱을 새로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앱은 "네이버, 네이버 카페, 페이스북, 플레이 스토어, 원 스토어, 크롬, 유투브, 넷플릭스, 플레이 무비, 네이버 TV, 네이버 지도, 구글 지도, 3D지도 아틀란, 파파고, Play 게임, 마리오 런, 리니지2 레볼루션, 포케몬 고"이며 순서대로 2번 반복해 앱 초기 실행 속도와 반복 실행 속도를 확인했다.

 

유투브에 등록한 이 영상이 바로 필자가 18개의 앱을 반복 실행해 실행 속도를 비교한 것이다.

전체가 10분 가량인 이 영상을 처음부터 보면 AP 성능이 높은 갤럭시S8은 초기 앱 실행 속도가 빠르지만 반복 실행으로 넘어가면서 재실행 현상이 나타나는 걸 볼 수 있다.

6분 20초 부터 보면 이런 현상이 계속 발견 되는데 닉 아커맨 테스트와 다를 바 없는 걸 보면 모든 갤럭시S8 시리즈의 특성으로 볼 수 밖에 없게 됐다.

사실, 일반적인 상황에선 재실행 문제를 심각한 이슈로 보긴 힘들다. 하지만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앱 전환 시 재실행 현상이 발견되면 플레이 도중 접속이 끊길 위험이 크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게임이 아니더라도 앱 전환 시 재실행 현상이 나타나면 좋아할 사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 원인은 멀티태스킹 능력, SWAP 방식이 다르다

필자는 갤럭시S8에서 나타난 현상의 근본 원인을 알고 싶었다.

그렇게 몇 시간 동안 구글링과 포털 검색을 거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 현상을 리프레시라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모두 메모리 관리 기능과 관련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는데 안드로이드 기기들은 해당 기기 제조사가 OS 자체를 직접 개발해 사용하는 만큼 같은 AP를 사용하더라도 성능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계산 단계에서 나타나는 성능 차이는 크지 않지만 메모리 관리 기능 처럼 저마다 다른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이런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 예로, 삼성은 VNSwap이라는 가상 메모리 기술을 오래 전 부터 사용해 왔다. 이 기술은 부족한 RAM 공간을 스토리지 일부 영역으로 대체하면서 50%까지 압축할 수 있어 RAM 용량이 부족한 안드로이드 기기의 멀티태스킹 능력을 향상시켜 왔다고 한다.

덕분에 부족한 RAM 용량으로도 덩치 큰 앱을 백그라운드에서 실행시킬 수 있게 됐지만 가용 RAM 용량만 늘어났을 뿐 리프레시 현상은 과거에도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갤럭시S8에서 발견된 리프레시 현상은 메모리 용량이 부족해 발생했다기 보다는 메모리 부족이 확인되면 발동하는 OOM Killer나 Low memory killer에 대한 셋팅 차이가 불러온 결과로 판단된다.

과거 루팅으로 통해 커널 셋팅을 변경한 사용자들이 VNSWap 대신 Z-RAM을 사용해 효과를 봤다는 글도 있는 걸 보면 VNSWap 문제도 의심이 되지만 Kill 셋팅을 타이트하게 잡은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한다.

LG G6에는 하이브리드 SWAP이라 불리는 듀얼 구조의 ZRAM이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G6 내부 구조를 확인해도 2개의 영역으로 구분된 ZRAM0과 ZRAM1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Linux 메모리 관리 기능 중 하나인 Swap 기능을 동시에 2개 적용한 것이다.

특정 App 을 선택하여 메모리를 일정 부분 압축 하거나 일반적인 시스템 전체 메모리 중 일부를 압축하는 2가지를 혼합하는 방식이라서 일반 사용자들이 느끼는 멀티태스킹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그로 인해 동시에 더 많은 앱을 살려둘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삼성이 덩치만 키우는 방식으로 해법을 모색했다면 LG는 더 많은 앱을 살리기 위해 접근 자체를 달리 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한 차이가 AP 성능을 역주행시킨 LG G6의 멀티태스킹 능력을 만들어 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AP가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사용했을 때 편리하게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LG가 노력을 한 것 같다. 삼성은 하드웨어 스펙에만 집중하지 말고 이번 사례 처럼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성능과 편의성 개선에 좀 더 노력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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