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SSD가 완전히 HDD를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데이터의 크기와 종류가 늘어나면서 가격대 용량면에서 HDD를 포기할 수 없는 환경이 이어지고 다. 결국 SSD와 HDD는 공존의 길을 가고 있지만, 그와 별도로, SSD의 '광속'을 체험하면 HDD의 '굼뱅이' 속도에서 오는 답답함을 버티기 어렵다.

때문에 저가의 대용량 SSD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SSD로 HDD 용량을 맞추자니 비용은 물론이요 SATA 포트라던가 USB, M.2 소켓등의 시스템 옵션까지 고려할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HDD 캐싱 기술. SSD와 HDD를 하나의 드라이브로 묶어 주로 쓰는 데이터를 SSD에 담고, 사용 빈도가 낮은 데이터는 HDD에 담아 성능과 용량, 가격의 삼 박자를 모두 잡자는 의도로 등장헀다.

 

인텔은 2011년 Z68 칩셋을 출시하면서 HDD에 담긴 자료 중 자주 쓰이는 자료를 SSD에 담아 성능을 높이는 캐싱 기술인 iSRT(intel Smart Response Technology)와 20GB 용량의 SLC 낸드 기반 전용 SSD 311 모델을 발표했다. 이후 이후 SSD 제조사에서 자체적인 캐싱 솔루션을 내놓고, 인텔은 2017년 카비레이크에 와서는 옵테인 메모리라는 새로운 캐싱 솔루션을 들고 나왔지만 소비자들의 호응은 크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갈수록 프로그램과 데이터 용량은 늘어나는데 캐싱 용량은 많아야 64GB에 불과했으며, 가뜩이나 비싼 SSD에서 일부 용량이 캐싱 용도로 사라져버린 듯한 상실감, 익숙치 않은 RAID 구성 및 바이오스 설정 등의 접근성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일반 소비자들에 익숙지 않은 HDD 캐싱 기술에 AMD가 2세대 라이젠의 스토어미(StoreMI) 기술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AMD StoreMI 기술은 사용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

 

SSD와 HDD 용량을 그대로, 쉽게 쓰는 AMD 스토어미

AMD의 스토어미 기술은 자주 쓰는 데이터를 빠르지만 용량이 적은 SSD에, 활용 빈도가 낮은 데이터를 느리지만 용량이 큰 HDD에 저장한다는 캐싱 기술의 원리를 따르고 있지만 구현 방식은 인텔 iSRT 및 옵테인 메모리와 다르다.

 

인텔의 기술이 우선 HDD에 데이터를 저장한 후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자주 쓰는 자료를 SSD로 옮기고, 캐싱 용량으로 할당한 SSD의 영역을 별도 관리할 수 없다. 반면, AMD 스토어미 기술은 SSD에 우선 데이터를 저장한 후 SSD 용량이 넘칠 경우 자주 쓰지 않는 데이터를 HDD로 옮기며, 캐싱용 SSD와 HDD의 전체 용량을 하나로 관리해 SSD의 일부 용량이 사라진 듯한 상실감이 없다.

또한, 전자는 바이오스에서 SATA 모드를 RAID로 설정해줘야 하지만 후자는 대부분 메인보드의 기본 설정인 AHCI 모드에서 동작하고, 전자는 메인보드 칩셋에서 연결된 SATA 포트나 M.2 소켓에 스토리지를 물려야 하지만, 후자는 그러한 제한이 없는데다 시스템 메모리 중 2GB를 추가 캐시로 설정할 수 있어 전다.

AMD 스토어미와 인텔 SRT/ 옵테인 메모리 모두 사용자가 특정 파일을 캐싱 드라이브 영역에 임의로 고정하는 기능은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스토어미가 무턱대고 제어 프로그램만 설치하면 되는 기술은 아닌데, 설치전 알아두어야할 점을 정리했다.

우선, 바이오스 설정에서 앞서 말한 바와 같인 SATA 포트는 AHCI로 설정해주어야 하지만 최근 메인보드의 기본값이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건드릴 필요가 없고, 다음으로 시큐어 부트(Secure Boot) 옵션을 꺼주는 것으로 바이오스 설정 작업은 끝난다.

테스트에 이용한 기가바이트 X470 AORUS Gaming 7 WiFi 제이씨현 메인보드는 바이오스 기본 메뉴에서 CSM 옵션을 disable로 바꾸어주어야 시큐어 부트 메뉴가 표시되지만 CSM 옵션을 기본값인 enable로 놓아도 이상없이 스토어미를 활용할 수 있다.

 

이후 AMD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은 스토어미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기본 준비 작업은 끝난다. 참고로, AMD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스토어미 SW는 AMD 400시리즈 칩셋 메인보드에서만 설치 가능하다. 300시리즈 칩셋 메인보드나 SATA 모드가 RAID로 설정된 4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에서는 4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가 아니라는 에러 메시지만 나오고 설치가 진행되지 않는다. 

 

클릭 몇 번으로 쉽게 만드는 스토어미 드라이브

설치된 AMD 스토어미를 실행하면 매우 직관적인 HDD 캐싱 설정을 지원한다. 스토어미에서는 현 시스템의 부팅 드라이브(①)와 데이터가 저장된 세컨드 드라이브(②)의 가속, 완전히 새로운 두 개의 드라이브 가속(③) 세 가지 설정이 지원되는데, 어떤 옵션이든 캐싱용 SSD에 담긴 자료는 하드디스크와 결합 과정에서 사라지므로 중요 데이터가 있다면 작업 전에 미리 백업해 두어야 한다.

 

2GB의 시스템 메모리를 이용한 최종 캐싱 기술은 결합 과정에서 설정하지 않았어도 완료 후 세팅 변경 옵션에서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니 캐싱용으로 2GB 메모리를 별도 할당하기에 시스템 메모리가 부족하다면 나중에 시스템 메모리를 더한 후 활성화 하거나, 시스템 메모리 2GB 캐싱 설정 후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면 세팅 변경에서 2GB 시스템 메모리 캐시 옵션을 끌 수 있다.

AMD는 스토어미의 시스템 메모리가 6GB 이상일 경우 2GB DRAM 캐시 옵션을 쓰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시스템의 드라이브 구성이 두 세 개에 불과하다면 바로 필요한 옵션을 제시하지만, 시스템에 다수의 드라이브가 연결되어 있다면 스토어미 드라이브를 구성할 빠른 드라이브(Fast, SSD)와 느린 드라이브(Slow, HDD)를 선택하는 과정이 추가된다.

 

AMD 스토어미를 사용하는데 있어 각별히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스토어미로 결합된 가상SSD 드라이브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프로그램 메인 화면에서 제공되는 'Remove StoreMI' 옵션을 사용해야 한다.

Remove StoreMI 기능을 이용하면 결합된 드라이브의 모든 내용이 느린 성능의 드라이브에 모두 백업되고, 고속 드라이브는 초기화된 상태로 변환된다. 단지, 처음 분리 작업시 한 시간 이상 걸리는 작업 과정은 개선이 필요하며, 다시 이렇게 스토어미 드라이브를 풀고 다시 묶은 후 풀 때는 약 3~4분 정도로 빠르게 끝난다.

참고로, 스토어미 제거 과정 중 'Customize'나 메인화면의 'Change Setting'을 클릭해 나오는 'Delete'를 눌러 작업한다면 스토어미로 묶인 모든 드라이브가 초기화된 상태로 변환된다. 즉, Delete 작업은 스토어미 드라이브에 담긴 모든 자료를 날려버리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AMD 400시리즈에서 지원되는 스토어미 기술은 시스템당 두 개의 드라이브를 묶은 하나의 스토어미 드라이브를 만들 수 있으며, 장치관라지에서는 물리 드라이브외에 가상 SSD로 만들어진 스토어미 드라이브를 별도로 인식한다.

 

DRAM과 HDD 캐싱으로 확 끌어올린 HDD 성능

그렇다면, 스토어미를 활용할 경우 하드디스크의 성능이 얼마나 빨라질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기가바이트 X470 어로스 게이밍 7 WiFi 제이씨현 메인보드와 라이젠 7 2700X, DDR4 2933MHz 8GB *2, 윈도우 10 64bit RS3 1709 환경에서 진행했으며, 스토어미는 인텔 530 SSD 180GB와 씨게이트 바라쿠다 4TB 하드디스크를 결합했다.

별도로 파일 복사를 통한 읽기/ 쓰기 성능은 삼성전자 840 EVO 500GB SSD와 테스트 드라이브간에 자료 이동을 기준으로 측정했다. 때문에 이번 기사의 결과를 참고하되, 읽기/ 쓰기 성능은 시스템 구성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스토어미는 SSD와 HDD를 결합해 하나의 드라이브로 취급하므로, 시스템 역시 SSD와 HDD 용량을 더한 값으로 인식된다. 간단히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로 스토어미를 구성한 드라이브의 성능을 SSD일 때와 비교해보면 읽기 성능은 SSD 단독일 때와 거의 동일한 반면 4K 쓰기 성능은 약 30% 가까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속 쓰기 성능은 거의 그대로 유지된 점을 감안할 때 소프트웨어 기반 가상 드라이브인 스토어미의 특성을 감안할 때 쓰기 작업시 양 드라이브를 별도 관리하기 위한 오버헤드가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4K 쓰기 작업시 CPU 이용율은 인텔 530 SSD 단독 실행과 스토어미 구성일 때 모두 4%로 동일한 점을 감안하면 오버헤드 가설에 힘이 실리며, 향후 관련 부분의 개선이 진행되길 바란다.

스토어미 드라이브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성능을 비교하면 HDD의 약점인 4K 읽기/ 쓰기 성능이 SSD급으로 대폭 향상되었으며, 특히 2GB DRAM 캐시 활성화시 캐시에 민감한 읽기 성능이 대폭 개선된다. 물론, 한 번 사용한 데이터를 보관했다 빠르게 다시 활용하는 '캐시'의 특성상 2GB DRAM 캐시를 실제 작업에서 벤치마크에서의 높은 향상을 체감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반복 수행 필요없는 HDD 캐싱 기능, AMD 스토어미(StoreMI)

그렇다면 실제 작업 환경에서는 어떨까? 로딩 시간이 긴 것으로 유명한 블레이드&소울과 대용량 파일의 읽기, 쓰기 성능을 측정했다. 스토어미는 2GB DRAM 캐시를 활성화 한 상태로 구성했으며, SSD에 작업 우선권을 두고 동작하는 기술 특성을 감안해 성능 테스트는 각 드라이브에서 처음 실시된 값을 비교했다.

블레이드 & 소울은 로딩 시간은 처음 실행부터 타이틀 로딩화면을 거쳐 캐릭터 선택 이후 실제 게임 필드에 들어가기까지의 시간을 측정했으며, 스토어미 구성시 SSD 수준의 빠른 로딩 시간을 발휘한다.

단지, 앞서 이야기한 바대로 첫 로딩 시간인 만큼 2GB DRAM 캐시의 활용성을 이야기하기에는 SSD 단독인 경우일 때와 비교시 큰 성능 이득은 없지만, 이후 게임 진행 중에 던전 입장 후 종료와 같이 앞서 로딩된 데이터를 다시 로딩할 경우, SSD와 HDD 단독 결합일 때보다 성능면에서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

 

위 차트는 테스트 드라이브에 저장된 자료를 삼성전자 840 EVO 500GB SSD로 복사할 때의 읽기 성능, 다시 테스트 드라이브로 복사할의 쓰기 성능을 측정한 값으로, AMD 스토어미 드라이브의 읽기와 쓰기 성능 모두 인텔 530 SSD 단독으로 쓸 때와 동일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기준 연속 읽기 성능 점검 성격의 8.91GB 대용량 단일 파일 읽기 성능은 약 두 배 빠르고, 크고 작은 다수의 파일로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기준 4K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총 34.5GB 용량의 3만 6천여개 파일 복사에서는 약 75%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8.91GB 용량의 단일 대용량 파일 연속 쓰기 성능은 스토어미와 SSD 단독 성능보다 씨게이트 바라쿠다 4TB HDD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앞서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테스트  결과 HDD의 연속 쓰기 성능이 더 뛰어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용량 컨텐츠 시대, SSD만으론 부족한 성능과 용량을 노린 AMD 스토어미

AMD 플랫폼의 스토리지 성능이 인텔 플랫폼에 비해 뒤쳐지는 현실에서 HDD 캐싱 기술인 스토어미의 도입은 반길 일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만큼 부족한 점도 눈에 띄는데, 아직 메인보드의 지원이 완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에 사용된 기가바이트 X470 어로스 게이밍 7 WiFi 제이씨현 메인보드는 스토어미 활용에 문제가 없었지만,  동일 조건에서 타사의 X470 칩셋 메인보드는 스토어미 SW 설치가 불가능했다.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해당 보드의 바이오스 시큐어부트 옵션이 활성화된 채로 고정된 것이 이유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추가로, 테스트를 위해 스토어미 드라이브를 반복적으로 묶고 푸는 과정에서 대부분 전체 용량이 한 번에 묶였지만, 드물게 캐싱용 SSD가 HDD와 한 번에 통합되지 않아 추가 작업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였다. 또한, 매우 드물게 스토어미 드라이브의 쓰기 성능이 HDD 기준으로 측정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AMD 스토어미 기술은 더 개선될 필요가 있다.

 

아쉬운 점은 있지만 AMD 스토어미 기술은 대용량 HDD 성능의 아쉬움을 합리적 가격에 SSD급으로 끌어올리길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경쟁사보다 매력적인 몇 가지 옵션을 제시한다.

① 캐싱용 SSD 종류를 가리지 않고 ② SSD와 HDD 전체 용량을 쓸 수 있으며 ③ 반복 수행이 필요하지 않는데다 ④ 더 많은 최대 캐싱 용량을 지원한다. 추가로 DRAM 캐싱 옵션도 제공하지만 시스템 메모리 활용에 제한이 가해지는데다, SSD 캐시보다 효용성이 미묘한 면이 있어 사용자에 따라 유용성에 대한 판단이 갈릴 것이다.

 

굳이 여러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최신 게임 타이틀 용량만 따져봐도 디지털 데이터 용량이 얼마나 급증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런 가운데 하드디스크의 용량 역시 무섭게 증가하고 있지만 성능면에서 SSD에 비해 많이 아쉬운 것이 현실이다.

AMD 스토어미는 이렇게 날로 증가하는 대용량 스토리지의 필요성과 속도를 포기하기 어려운 사용자를 겨냥한 것으로, 2세대 라이젠을 위한 400시리즈 칩셋 메인보드에서 기본 지원해 AMD 플랫폼의 약점으로 지적받던 시스템 응답성을 개선해준다.

시스템 드라이브와 세컨드 드라이브를 가리지는 않지만 하나의 시스템에서는 하나의 스토어미 드라이브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스토어미로 묶을 드라이브 선택에 신중할 필요는 있지만, 손쉽게 풀고 다시 묶을 드라이브를 선택할 수 있으니 크게 부담 가질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스토어미는 어떤 사용자에게 더 매력적일까?

더 고성능/ 고용량 SSD 구매 후 기존 SSD 사용처가 마땅치 않거나 미니ITX와 같이 다수의 스토리지 장착이 어려운 시스템 사용자에게도 효과적이겠지만, 어떤 데이터를 SSD에 넣고 HDD에 넣을지 고민하고 관리에 귀찮음을 느끼는 사용자에게도 괜찮은 솔루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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