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회 국제방송·음향·조명기기전시회(이하 KOBA)가 5월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렸다. KOBA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제전시협회로부터 국제 인증을 받은 전시회로 각종 방송, 음향, 조명 관련 32개국 930업체가 참여한 규모다. 



1인 방송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번 KOBA에서는 그동안 전문 방송업계 종사자나 현업 영상 관련 사업자들의 기술 향연이었던 것과는 달리 1인 방송 진행자나 개인 크리에이터를 공략한 제품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3층 D홀에는 1인 방송 미디어 특별관이 설치되어 신청을 미리 한 크리에이터들의 라이브 방송까지 시연되어 그 열기를 가늠케 했다. (사)한국디지털콘텐츠크리에이터협회에서 주관한 이 특별관은 소니, LG, 파나소닉 등 국내외 유수의 미디어 장비 제조사와 더불어 유쾌한 생각, LACIE, 디지털홍일 등 주변기기 관련 업체까지 파트너로 참여한 부스 형태였다.



이 특별관 내부에는 1인 방송을 위한 각종 장비가 제조사 및 유통사별로 따로 전시되었다. 특히 혼자 촬영을 하며 진행까지 할 경우 손떨림을 방지하기 위한 짐벌, 그리고 어디서나 카메라를 고정시킬 수 있는 다용도 삼각대 등이 인기를 끈 품목. 



게다가 4K 화질로 360도 VR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장비도 전시되어 1인 방송을 꿈꾸는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파트너사인 LG의 노트북 GRAM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동 중 라이브 방송을 위해 스마트폰이나 소형 캠코더를 연결해 바로 송출하는 성능을 시연하고 있는 것. 주변에 온통 고가의 카메라들이 전시된 만큼 스마트폰을 통한 라이브 송출이 단출해 보이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예비 1인 방송 제작자들의 마음을 사기엔 충분해 보였다. 



소니의 규모와 기술력은 카메라 크기에 비례하지 않는다



그 외에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 부스는 역시 소니. 우리나라 방송업계의 카메라를 거의 석권하다시피 한 소니는 이번 KOBA에서도 다양한 카메라를 선보였다. 매년 KOBA의 단골이라 더 이상 볼거리가 없을 것 같았지만, 부스 안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이제 4K는 기본이며 렌즈 파츠를 교체하는 방식의 숄더 카메라, ENG 카메라를 직접 조작할 수 있게 해놨다. 부스 가운데 세트를 마련하고 모델들을 배치해 전시용 카메라로 직접 촬영해보는 방식. 



전문 방송인이 아닌 입장에선 PXW-Z90의 존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작년 말에 등장한 PXW-Z90은 1.0 타입 4K Exor RS 센서를 탑재했고 광학 줌 12배. 디지털 방식 최대 24배 줌을 지원하는 캠코더다. 최근 소니가 캠코더는 물론 미러리스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XAVC Long UHD 30P 방식에 고전적인 AVCHD, DVCAM까지 지원하며 라이선스 구입 시 MPEG HD422까지 확장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 유명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비법을 공개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까지 사로잡고 있는 S-LOG2/3를 픽쳐 스타일로 지원하고 HLG(Hybrid Log-Gamma)를 통한 인스턴트 HDR 워크플로까지 구축할 수 있다. DSLR이나 미러리스도 영상을 찍는 태스크에 한계를 느낀 크리에이터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제품으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4K 영상으로 덩달아 뜨거워진 스토리지 시장



이미 4K 화질 경쟁으로 포화상태인 카메라 시장과 더불어 뜨겁게 달아오른 스토리지 장비들도 여럿 전시되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삼성 포터블 SSD T5 부스.



주력 모델인 MU-PA 250B 시리즈를 스마트폰과 PC에 각각 연결하여 시연하는 모습이었다. MU-PA 250B는 USB 3.1 Gen2 방식으로 최대 540MB/s 전송속도를 보이는 외장 스토리지다. SSD 기반이다 보니 무게가 51g에 불과하며 충격과 열에도 강하다. 



더불어 대용량 MU-PA1T0B를 노트북에 연결해 빠른 전송속도를 체험할 수 있었다. 스튜디오를 비롯해 야외에서 4K 영상, 혹은 RAW 촬영으로 스토리지의 압박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듯 보인다. 



러기드 외장 하드로 유명한 LACIE 부스도 눈에 띄었다. 오렌지색 컬러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LACIE는 이번 KOBA에도 다양한 스토리지 제품을 전시했다. 



특히 큰 키를 자랑하는 NAB 12big 솔루션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4K 영상으로 전환되면서 안정적인 촬영 소스 관리와 효율적인 활용은 영상 제작자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처럼 느껴졌다. LACIE는 이런 환경을 겨냥해 RAID 5/6을 지원하고 256MB 캐시 메모리, 7200rpm의 시게이트 아이언울프를 탑재한 12big을 선보인 것. 



12big은 최대 2.6GB/s 구현이 가능한 썬더볼트 3를 지원하여 단순히 소스를 저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네트워크로 묶인 후반작업 PC에서 100시간에 달하는 4K 프로세스 444 XQ 영상을 RAID 5로 구동시킨다. 이는 12big이 단순히 편집자를 위한 제품이 아닌 종편실, 후반작업 전문 프로덕션의 솔루션이라는 의미다. 이런 12big이 부담스럽다면 2big, 6big 등 다양한 솔루션이 존재하니 선택의 폭은 넓은 편이다. 



카메라만 주인공인가? 주변기기도 밥값하는 시대



KOBA가 해마다 거듭될수록 더 많아지는 것이 바로 주변기기 업체다. 재정 규모가 작고 기술력이 단순한 반면 박리다매식으로 매출을 올려 제법 어깨를 넓힌 업체가 많아진 것. 올해도 어김없이 KONOVA의 부스는 삼각대와 각종 주변기기에 관심을 가진 관람객들로 붐볐다. 



거기에 제품 리뷰, 타임랩스 등에 활용되어 각광을 받고 있는 슬라이더 제품들도 다수 전시, 판매되고 있었다. KOBA에 신기술 체험이나 신제품 발표를 기다리는 사람보다 이런 할인 판매 행사를 더 노리는 관람객이 더 많을 정도. 




다른 부스에서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미러리스, DSLR로 확장되는 짐벌들의 소리 없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고프로를 필두로 한 액션캠과 스마트폰 전용 짐벌은 이미 익숙해진지 오래. 올해 들어선 소니 A7 시리즈와 파나소닉 GH 시리즈를 거치할 수 있는 미러리스 전용 짐벌과 투핸드 그립을 장착한 DSLR용 짐벌이 주를 이루었다. 각종 웰메이드 여행 동영상이 유행처럼 쏟아지고 고퀄리티의 히트작이 계속 나오는 등 짐벌의 수요가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반추하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규모가 줄었다고는 하나 시장이 바뀌는 것일 뿐



애플이 발표만 하면 국내 언론들이 서로 짠 듯이 혁신은 없었다고 기사를 쏟아내곤 한다. 국내 여러 전시회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규모가 줄고 볼거리가 없다는 푸념이 계속 이어지는 것. 하지만, 조금 다른 시선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도약의 발판처럼 느껴진다. 올해 KOBA도 그렇다. 사람만큼이나 덩치가 큰, 무언가 손대면 전문가가 화를 낼 것 같은 프로페셔널 장비가 여전히 대세였지만, 1인 방송 제작자들을 위한 솔루션과 각종 개인 크리에이터들의 맞춤형 장비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 그 증거. 



저명한 영상 편집 솔루션 다빈치가 기능의 80%를 사용할 수 있는 다빈치 리졸브 14 무료 버전을 공개한 것이 그 예다. 이제 4K를 지원하는 팜 사이즈 캠코더, 혹은 미러리스 카메라를 통해 S-LOG 스타일로 촬영, 그후 각종 포터블 스토리지에 담아 편집기로 옮긴 다음 편집. 그리고 후반 작업도 막힘 없이 개인이 해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말이다. 앞으로 기술은 더욱 발전하지만, 그 저변 및 환경 또한 바뀔 것이므로 전문가의 영역이 줄어드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말자. 기술보다 빠른 게 사람이니까.



글, 사진 / 다나와 정도일 ( doil@dana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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