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게! 더 맵게! 체감 경기가 나빠질수록 매운맛이 유행이란다. 그만큼 매운 음식을 먹어 스트레스를 날린다나? 과민성 대장과 함께 사는 나는 절대 동의할 수는 없는 자학행위지만, 트렌드는 트렌드인가보다. 요새 편의점에 가면 매운맛을 넘어, ‘핵’ 매운맛이 즐비할 정도니 말이다.

 

▲ 아예 편의점 매대의 한칸을 차지하고 있는 매운 볶음면들

 

시중에는 캡사이신을 아예 따로 판매할 정도로 ‘핵’ 매운맛에 대한 대중화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편의점에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컵볶음면 위주로 판매하고 있었다. 이미 매운맛의 신기원을 기록한 삼양 불닭볶음면은 물론이고 카레, 치즈 등을 첨가한 제품, 그리고 문제의 ‘핵’불닭볶음면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 영국인들의 불닭볶음면 도전 영상

 

다나와 본사의 위치는 요새 강남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목동 학군 한가운데다. 덕분에 질풍노도의 길을 걷는 중학생들이 ‘핵’ 매운맛 시리즈를 걸어가며 흡입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내일모레 마흔 줄인 어른이는 절대 이해 불가한 풍경이지만 매운맛에 길들어 요새 아이들을 보며 이 ‘핵’ 매운맛의 본질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하여 시작된 다나와 직원들의 핵매운맛 볶음면 시식회.

 

 

하지만, 핵불닭볶음면은 2017년 닭의 해를 맞이해 한정판으로 나온 터라 5월 현재는 단종된 상태다. 조사기간중 틈틈이 짬을 내어 미리 구입해놓은 덕분에 매운 볶음면 4종 세트를 구비할 수 있게 되었다.

 

 

쓸데없이 진지하게 각 제품의 속살 엿보기

 

 

먼저 각 제품의 특징을 상세히 비교해보기로 하자. 각 제품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구입한 것. 참고로 핵불닭볶음면은 2017년 닭의 해를 맞이해 한정판으로 나온 터라 5월 현재는 단종된 상태다. 하지만 조사 기간에 틈틈이 짬을 내어 미리 구매해놓은 덕분에 매운 볶음면 4종 세트를 구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워낙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아 조만간 재발매될 것 같다는 한 편의점 점주의 귀띔이 있었다. 아쉽게도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 매운 볶음면의 원조,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큰컵

 

 

먼저 2년 전 매운맛 시식회에 등장한바 있는 매운 볶음면의 원조,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큰컵이다. 워낙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터라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겠으나 분량을 채워야 하니 시도해보자.   

 

 

 

벌써 코끝이 찡해지며, 메케한 불닭볶음면 특유의 냄새가 기억나지 않는가! 항간에는 저 매운 면과 함께 삼각김밥, 치즈스틱 등을 함께 비벼 먹는 레시피도 등장하곤 했다. 색깔은 매운맛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듯 보인다. 

 

▶ 불닭과 치즈의 콜라보, 삼양식품 치즈 불닭면 큰컵

 

 

오리지널 불닭볶음면의 추가 레시피에 영향을 받아서인가? 치즈가 함유된 불닭볶음면이란다. 용기와 뚜껑의 색도 노란색 계열이라 은근히 맵지 않을 거라는 느낌을 준다. 치즈의 풍미가 살아있는 매운 맛이라니, 상상이 잘 안 간다. 

 

 

이 모차렐라 치즈 분말은 살짝 주황색을 띠었다. 워낙에 양이 적은 '양념' 수준이라 정작 비비고 나면 오리지널 불닭볶음면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역시 모든 사물은 외모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주는 듯?

 

▶ 팔도의 반격, 볼케이노꼬꼬볶음면 왕컵

 

 

세 번째 제품은 팔도에서 출시한 볼케이노꼬꼬볶음면 왕컵이다. 기존 매운맛에 카레를 함유한 것이 제일 큰 특징이다. 재미있는 닭을 형상화한 캐릭터가 살짝 아류 느낌을 주지만, 먹는데 무슨 대수랴!

  

 

역시 액상 스프나 비빈 후의 면 색깔만으로는 맛을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조리 후 카레 향이 강하게 나는 것으로 보아 타사 제품과는 다른 매운맛을 연출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래도 직접 먹어봐야 알겠다.

 

▶ 사실상 주인공! 그러나 이젠 볼 수 없는 삼양식품 핵불닭볶음면 큰컵 

 

 

오늘의 주인공 핵불닭볶음면이다. 뚜껑 디자인부터가 무섭다. 아마 불닭볶음면을 기준으로 2배 맵다고 주장하는 건가? 닭 캐릭터가 아예 불붙은 폭탄을 들고 있다. 2017년 붉은 닭의 해 한정판이라는 문구가 좀 아쉽다. 

 

 

아! 폭발적으로 올라오는 이 매운 기운. 얼추 오리지널과 그 본질은 같게 느껴지지만, 선입견인지 편견인지 모르게 공포감부터 드는 게 사실이었다. 소량의 김 가루와 깨마저도 이 매운맛을 증폭시키는 숨겨진 요소로 여겨질 정도. 자! 개별적인 만남은 그만하자. 온통 매운 기운으로 인해 머리가 어지럽다.

 

 

매운 볶음면도 스펙(?) 싸움?

 

 

실제 비비기 전 면의 모습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2년 전 매운맛 대전에서도 면발의 굵기가 서로 달라 시식회 참여자들끼리도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막상 면을 꺼내 한데 모아보니 별다른 차이점을 볼 수 없었다. 확실히 면발로 승부하기보다는 얼마나 매운지가 경쟁 포인트인 것 같다. 이쯤 되면 매운볶음면의 주인공이 확실히 가려진다. 면보단 양념이다.

 

 

양념에 쓰이는 액상 수프의 경우 삼양식품 3종은 용량도 거의 비슷했다. 다만 팔도 볼케이노꼬꼬볶음면의 수프가 살짝 적게 느껴지는 정도? 그만큼 응축되었다는 말이니 팔도도 연구에 힘을 많이 쓴 것 같다.  

 

 

본격적인 스펙(?)을 비교해보자. 4개 제품 모두 중량은 105g으로 동일하다. 뭐 극악의 매운맛으로 승부하는데 열량과 성분에 차이가 크겠느냐만은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각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오리지널 불닭볶음면이 425kcal에 나트륨 950mg인 반면, 핵불닭볶음면이 나트륨이 20mg 더 많았다. 치즈 불닭볶음면은 역시 첨가 재료가 들어가선지 나머지 2개 자매품보다 열량이 5kcal 정도 높았다. 문제는 팔도 볼케이노꼬꼬볶음면. 앞서 수프를 살펴볼 때 살짝 적은 양이 눈에 띄었는데 이런 적은 양으로 다른 매운볶음면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나트륨함량을 더 높인 것으로 추측된다. 혀가 얼얼해질 정도의 매운맛이니 일반 사람은 구분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자괴감마저 든 순간이었다.

 

다나와 25인의 시식, 그 결과는?

 

 

서론이 너무나 길었다. 제품별 리뷰를 마치고 나서 본격적으로 다나와 본사 직원 중 매운맛을 좋아한다는 25명을 선발하여 4개 제품 시식회를 진행하였다. 2년 전 시식회보다 더 열정적인 직원들이 참여했다는 것이 차이 아닌 차이점.

 

 

시식단원들이 얼마나 매운맛을 즐기는지 사전에 조사하기 위해 인생에서 가장 매웠던 음식을 한가지만 선정해주길 부탁했다. 제일 많은 표를 얻은 것은 유명한 'ㅇ'떡볶이. 치즈 옵션이 있지만, 해당 업체 특유의 매운맛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음식이다. 그다음은 이번에 시식할 핵불닭볶음면. 기타 의견으로는 닭발, 돈가스, 오돌뼈, 냉면, 치킨 등이 있었다. 이만큼 매운 음식을 자주 접하는 시식단으로 내심 그들의 평가가 기다려졌다.

 

 

또한, 시식단원은 2~30대 연령대를 중심으로 남자 13명, 여자 12명으로 구성되었다. 4~50대의 연령층을 섭외하려 했으나 강한 매운맛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커 모집하지 못했다. 이런 매운맛의 주된 소구대상이 젊은 층임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모습이다.

 

 

모든 제품을 차례대로 시식한 후 설문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제품별 매운 정도를 1~10점 사이로 기입해 제출하였다. 자! 용감한 25인의 의견을 들여다보자.

 

▶ 도대체 얼마나 맵습니까?

 

 

  

설문지에 기입된 제품별 매운 정도의 점수를 평균으로 계산했다. 역시나 핵불닭볶음면이 7.88점으로 가장 맵다고 평가를 받았고 오리지널 불닭볶음면과 볼케이노꼬꼬볶음면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치즈불닭볶음면은 매운맛을 상쇄해주는 치즈가 들어가서인지 3.24점으로 낮게 측정되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남녀가 매운맛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 익히 상식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숫자로 나타나는 것을 보니 내심 신기했다.  핵불닭볶음면의 경우 남자는 8.8점으로 매우 높게 점수를 줬으나 여자는 6.9점에 그쳤다. 미각에는 생물학적 차이도 없는데 이런 결과가 나타나니 더욱 호기심이 생길 지경이다. 아무리 웹을 뒤져봐도 시원한 답이 없다.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려나? 

 

 

시식회가 거의 끝나고 다시 이 매운볶음면류를 먹을 생각이 있냐며 질문을 던졌더니 거의 대부분 손사레를 치며 다신 안 먹겠단다. 허나 어쩌랴? 이미 매운맛을 즐기는 취향이기에 한 일주일 지나고 다시 물어보면 답은 바뀔 수도 있지 않겠는가! 삼복더위 맞은듯한 뜨거운(?) 시식회는 그렇게 정리되었다.   

 

매운맛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핵매운맛의 본질을 찾는 것부터 시작된 이번 시식회.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열기로 참여자들의 입과 위장이 달궜다. 물론 후폭풍도 예상되는 몇몇 낙오자도 발생하였지만, 삼양식품 핵불닭볶음면이 오리지널보다 1.5배 더 맵게 느껴진다는 사실은 확실히 밝혀졌다.

 

 

핵불닭볶음면 컵의 옆면에는 위와 같은 스코빌 레벨이 표시되어 있다. 삼양식품 자체 분석 기준으로 매운맛의 척도를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를 제품별로 나열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핵불닭볶음면은 6,504 SHU, 오리지널 불닭볶음면은 3,210 SHU다. 치즈불닭볶음면은 2.755 SHU 정도.

 

 

사람의 미각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숫자처럼 딱 2배의 차이는 안 났지만, 충분히 핵불닭볶음면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만, 카레를 첨가한 팔도 볼케이노꼬꼬볶음면과 치즈를 첨가한 삼양식품 치즈불닭볶음면의 개성도 취향을 타며 은근히 인기가 많았다는 사실도 빼먹으면 안된다.

 

매운맛의 진화는 계속 되지만, 딱히 자주 먹는 음식이 아니길 바란다. 가끔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땀한번 진득이 흘리며 "아! 오늘도 매운맛을 정복했구나!"라는 감탄사로 끝내시길 부탁드리며 핵매운맛 볶음면의 시식회 정리를 마친다.

 

 

글, 사진 / 다나와 정도일 (doil@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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