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데스크탑 PC 시장에 공급하는 프로세서에는 모델명 끝에 'K'라는 글자가 추가된 제품들이 있다.

지금까지 인텔을 대표해 온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코어 i5-6600K와 코어 i7-6700K가 바로 그런 제품인데 최근 출시된 7세대 코어 프로세서 역시 코어 i3-7350K와 코어 i5-7600K, 코어 i7-7700K가 특별판으로 데스크탑 PC 시장에만 출시 됐다.

그런 K 시리즈가 특별한 제품으로 분리되는 이유는 오버클럭 때문이다.

K 시리즈가 아닌 일반 모델은 CPU 속도를 변경하는 것이 꽤 복잡하지만 K 시리즈는 배수 조절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인텔이 CPU 속도를 결정하는 두 가지 조건 모두를 사용자가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스펙 이상으로 CPU를 동작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빠른 데스크탑 PC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본 속도가 4.2GHz인 코어 i7-7700K를 배수 조절을 통해 4.7GHz로 동작시키거나 5GHz 이상으로도 동작시킬 수 있는 것이 K 시리즈만의 특권인 오버클럭이다.

물론, 그 속도를 버틸 수 있느냐는 다른 이야기라서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한데 오늘은 7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에서도 K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코어 i7-7700K의 오버클럭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 뜨거운 7세대 코어 프로세서, 오버클럭을 위한 준비

오버클럭은 발열과의 싸움이다.

CPU에서 발생하는 열이 거의 없다거나 발열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이상적인 쿨링 환경이 갖춰져 있다면 CPU 전압과 배수 조절 만으로 최고 속도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반도체가 그러하듯 CPU 전압을 높이고 동작 속도를 높이면 발열은 증가할 수 밖에 없고 해당 실리콘의 안정화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발열과 전력 소모가 급격히 증가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성공적인 오버클럭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코어 i7-7700K 처럼 발열이 심한 프로세서는 더더욱 쿨링에 신경 쓰지 않고서는 안정적인 오버클럭을 보장할 수 없다.

필자는 이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일체형 수냉 쿨러를 선택했다. 공냉 방식의 쿨러들도 초코파이라 불리는 순정 쿨러 이상의 냉각 성능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일체형 수냉 쿨러 만큼은 적은 소음은 실현이 어렵다.

일체형 수냉 쿨러 역시 냉각 성능을 최대로 이끌어 내려면 라디에이터에 부착된 쿨링팬을 최대로 회전시킬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한 소음을 감수할 수 밖에 없지만 공냉 쿨러 만큼 시끄러운 것은 아니라서 오버클럭을 위해 쿨러를 선택한다면 일체형 수냉 쿨러가 좋다.

가격은 성능에 비례하니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필자가 선택한 일체형 수냉 쿨러는 커세어의 H115i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일체형 수냉 쿨러 중에서도 좀 고가 제품이지만 냉각 성능이 상당히 뛰어나다. 280mm 대형 라디에이터와 140mm 쿨링팬 2개를 조합했으며 하드 코어 오버클럭에 맞게 개발됐다. 

쿨러를 선택했다면 마지막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 메인보드다.

CPU 오버클럭에는 전압 안정성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출력 높고 효율 좋은 고성능 파워서플라이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CPU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VRM 능력이다.

VRM 능력은 곧 메인보드를 말한다. 메인보드에 VRM이 속한 전원부가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고 이 전원부 능력에 따라 오버클럭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0.0001v의 순간 리플도 허용하지 않는 메인보드는 CPU 온도 8~90도의 최악의 상황에서도 안정화 평가를 버틸 수 있는 안정성을 보장한다. 그렇지 못한 일반 메인보드는 높아진 VRM 온도와 출력을 소화할 수 없어 순간적인 리플로 계산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체형 수냉 쿨러 이상의 쿨링 환경이 요구되는 상황에선 어떠한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메인보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필자도 코어 i7-7700K의 최고 클럭을 찾아내기로 한 이상 일반 메인보드로는 어렵다는 판단에 몇 세대에 걸쳐 안정성과 품질, 성능을 인정 받아온 ASUS의 ROG 메인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 중에서도 7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위해 출시된 ROG 막시무스 IX 포뮬러가 이번 기사에 사용됐다.

 

■ 오버클럭, 어떻게 검증하나요?

코어 i7-7700K의 클럭을 원하는 속도로 설정했다면 이를 검증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안정성이 충분히 보장되는 범위에서의 가벼운 오버클럭은 별도의 검증 작업이 없어도 오작동이나 시스템 오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필자처럼 최고 속도를 뽑아볼 생각이라면 실사용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검증 작업은 의외로 간단하다. 오버클럭 안정성 평가에 사용되는 몇 가지 툴을 돌려보면 된다.

검증 작업에 사용되는 프로그램으로는 Prime95와 Linx가 대표적인데 이들 프로그램을 이용해 몇 가지 계산 작업을 처리해 실사용 유무를 쉽게 알 수 있다.

계산이 종료 되기까지 최소 20분에서 길게는 24시간이 넘는 경우도 있지만 안정성 확보가 어려운 클럭으로 셋팅한 경우 대략 한 시간 이내에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니 두 세시간 정도면 최고 클럭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필자가 사용한 검증 프로그램은 Linx v0.7.0 버전이다. 참고로  Prime95와 Linx 모두 최신 버전일 수록 오류나 에러가 나타날 확률이 높은데 이는 버전업이 이뤄짐에 따라 CPU에 가해지는 계산 부하도 업그레이드 되기 때문이다.

 

■ 코어 i7 7700K, 5Ghz 도전에 실패하다

커세어 H115i 일체형 수냉 쿨러와 ROG 막시무스 IX 포뮬러 메인보드를 준비한 후 조립을 완료하고 일체형 수냉 쿨러를 성능 모드로 변경했다. 쿨링팬 회전 속도가 높아진 만큼 소음도 높아졌지만 코어 i7 7700K의 최고 속도를 찾기 위해 이 정도 소음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기본 준비를 마무리한 후 바이오스 메뉴로 들어갔다.

바이오스 메뉴에서 가장 먼저 Ai 오버클럭 튜너 메뉴를 바꿨는데 오버클러킹 프리셋에 들어가면 ASUS가 제공한 몇 가지 셋팅을 바로 적용할 수도 있지만 필자는 그냥 참고만 했다.

Ai 오버클럭 튜너 메뉴는 수동 모드로 변경했다. CPU 배율은 47로 조정했으며 전압 조정은 따로 하지 않았고 VCC LLC도 레벨5로 변경했다.

이 설정은 코어 i7 7700K을 정규 클럭 보다 0.5GHz 높게 동작시키기 위한 셋팅이다. 전압 조절을 자동으로 뒀으니 실패할 확율도 없지 않은 설정인데 의외로 LinX 0.7.0 테스트에선 아무런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게 4.7GHz에 성공한 후 필자는 5GHz에 바로 도전했다.

배율을 50으로 변경하고 시스템을 재부팅 하자 윈도우10으로 진입했다. 심각한 오류도 없어 보였고 이번에도 성공할 것 처럼 보였는데 아쉽게도 테스트 시작 1분만아 오류 메시지가 나타났다.

원인은 알 수 없었으나 CPU 온도가 상당한 상황이어서 CPU 전압을 낮추기로 했다. 그래서 1.3V로 셋팅 한 후 LinX 0.7.0를 반복했으나 오류는 여전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며 CPU 전압을 1.4v까지 높여 봤지만 LinX 0.7.0 테스트는 통과하지 못했고 더 이상의 테스트는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CPU 온도가 10도 정도만 낮았다면 CPU 전압을 좀 더 높였겠지만 이미 95도 이상으로 치솟은 상황이어서 더 이상의 전압 조절은 불가능했다. 

이제 남아 있는 방법은 CPU 속도를 낮추는 것 뿐이라서 4.9GHz라도 성공시키기 위해 CPU 전압을 다시 조작하기 시작했다.

5GHz와 마찬가지로 1.3V 부터 시작해 0.01v 씩 전압을 높여갔다. 그렇게 전압 조절과 LinX 0.7.0 테스트를 반복하면서 LinX 0.7.0 5회 테스트에 성공했다.

20회 테스트는 아쉽게도 실패로 끝났지만 CPU 전압을 0.01v 높이자 20회 테스트도 아무런 문제 없이 통과가 가능했다.

5GHz를 목표로 했던 필자로써는 아쉬운 결과지만 4.9GHz라도 성공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 뚜따 아니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5GHz

7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발열 문제는 5GHz 달성을 가로 막은 주된 원인이다.

앞서 코어 i7 7700K 샘플을 입수한 해외 유저들도 5GHz 달성에 실패한 원인으로 TIM(thermal interface material)이라 불리는 금속 커버를 지적한 바 있다.

그들은 TIM 제거만이 5GHz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자신들의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고 있는데 96도 까지 치솟던 CPU 온도도 70도 중반까지 떨어지고 1.392v에서도 오류를 내뿜던 5GHz 안정화는 1.36v만으로 충분했다고 한다.

현재는 AVX 멀티플라이어를 조절해 5.1GHz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글도 올라와 TIM 제거만이 유일한 답임을 또 다시 입증했다.

CPU에 부착된 금속 커버, TIM을 제거한다는 것은 인텔의 보증서비스를 포기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최고 클럭에 도전하는 특별한 목적 없이 호기심만으로 해볼만한 행위도 아니다.

TIM 제거 자체는 Intel CPU Delid Tool을 사용하면 쉽게 해결이 가능하지만 호기심에 해 볼 만큼 도전해 볼 아이템은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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