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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하고 빠른 AF에 초고속 연사는 기본이고 초고감도 촬영까지 요구하는 프레스 카메라 시장은 DSLR의 전유물 였다. DSLR을 선호하는 시장 분위기도 그렇지만 성능 면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풀프레임 중급기 까지는 그렇다 쳐도 고급기 이상, 프레스 카메라 만큼은 DSLR의 자존심이나 마찬가지 였는데 얼마 전 이런 관계가 깨지게 됐다.

매년 미러리스 카메라의 한계를 극복해 온 소니가 a9이란 괴물 급 미러리스를 통해 프레스 카메라 시장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에는 a9을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풀프레임 중급기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a7 시리즈 후속기까지 선보였는데 오늘 소개할 제품이 바로 소니 a7R III다.

 

■ 소니 a7R III, 어떻게 달라졌나?

오늘 소개하는 a7R III는 a7R II 대비 전반적인 성능 개량은 기본이고 다양한 신기술까지 탑재한 최신 모델이다.

4240만 화소의 풀프레임 CMOS 이미지 센서 자체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지만 프런트엔드 LSI와 비욘즈 X가 결합된 이미지 프로세싱 덕분에 보다 넓은 계조와 개선된 화질을 구현할 수 있게 됐고 관련된 이와 관련된 모든 스펙이 업그레이드 됐다.

ISO 25,600이 한계 였던 상용 감도도 ISO 32,000까지 확대 됐고 5 fps 였던 연사 속도는 2배 빠른 10 fps까지 늘어났다.

a9과 동일한 4D FOCUS와 알고리즘을 사용한 덕분에 AF 속도와 추적 성능도 2배 향상 됐고 45%였던 AF 포인트 영역도 68%까지 확대됐다. -2 EV가 한계였던 저조도 AF 검출 능력도 -3 EV까지 확대되면서 야간 촬영 시 보다 정밀한 AF 검출이 가능해 졌다.

뷰파인더 기준 290장 촬영이 전부였던 배터리 시간 문제도 a9과 동일한 계열로 바꾸면서 65% 이상 개선됐다. 거기다 센서 시프트 기능을 응용한 픽셀 시프트 멀티 촬영이 추가되면서 스튜디오 촬영 시 보다 선명한 화질을 담아낼 수 있게 됐다.

동영상 촬영은 a9과 마찬가지로 4K 30p가 한계지만 a9도 지원하지 않던 하이브리드 로그 감마(HLG) 촬영이 가능하게 만들어 놨다. S-Log2까지만 지원했던 로그 감마 촬영도 S-Log3까지 확대해 최대 14스톱까지 그레이딩에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 소니 a7R III다.

 

■ 차원이 다른 선명함, 4240만 화소의 위력

소니 a7R III의 가장 큰 장점은 4240만 화소의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2천만 화소나 천만 화소로는 잡아 낼 수 없는 세밀한 부분까지 사진에 담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화소가 높다고 무조건 화질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a7R II 시절부터 검증 받아 온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라서 화질에 대한 소니의 주장을 굳이 의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 a7R III으로 촬영한 사진을 보면 그 선명함이 극에 달했다고 생각될 정도다. 마치 매크로 렌즈로 확대한 듯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솜털들이 한 올 한 올 다 표현 된다.

아몬드 표면의 거친 질감과 균열들도 a7R III만 있으면 촬영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데 여기에 매크로 렌즈까지 추가하면 상상 이상의 화질과 신세계를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참고로, 필자는 ZEISS Planar FE 50mm ZA f1.4 렌즈와 Vario-Tessar FE 24-70 ZA OSS F4를 주로 사용해 봤는데 둘 다 a7R III의 뛰어난 해상력을 받쳐 주기에 무리가 없는 화질을 자랑했다.

 

■ 빠르고 정확한 4D 포커스와 10Fps 고속 연사

4D 포커스의 능력은 이미 a9에서 입증된 바 있다. 어느 정도 화각만 확보되면 대충 들이대고 찍어도 순간적으로 날아가는 피사체를 빠르고 쉽게 사진에 담아낸다. 피사체를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는 실력이 없어도 AF 성능이 워낙 출중해 멋진 사진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이다.

4D 포커스 하나 만으로 그런 성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a9의 AF 시스템을 물려 받은 a7R III도 다르지 않았다.

 

필자는 근처 공원에서 먹이 활동 중이던 비둘기 한 무리를 쫓아 다녔다.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는 녀석 들이라서 근처만 가도 날아가 버리지만 덕분에 그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다.

갑자기 비둘기가 날아 오면 그 방향에 대고 셔터만 누르면 끝이었다. 처음 부터 의도한 화각이나 구도는 아니지만 10 fps 연사로 찍어 보니 건질 만한 사진이 꽤 있었다. 실력만 받쳐 준다면 더 멋진 사진을 보다 쉽게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a7R III에서 지원하는 10 fps 연사는 스펙 상 76장이 한계다.

JPEG로 찍어도 76장이고 RAW로 찍어도 76장이다. 재미 있는 건 RAW+JPEG로 촬영해도 76장이라서 그 이상을 넘어가면 연사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UHS-II 메모리 때문인지 필자는 스펙 보다 많은 83장을 연속해서 속도 저하 없이 기록할 수 있었다. RAW는 테스트 해보지 못했지만 스펙에 표기된 대로 차이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APS-C 크롭 모드로 촬영하면 연속해서 기록 가능한 장수가 2배 이상 늘어난다. 실수로 APS-C 모드로 촬영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기록된 최대 매수는 199장였다.

 

■ S-Log에 이어 HLG HDR까지 지원하는 동영상 촬영

 

하이브리드 로그 감마(HLG)는 라이브 스트림을 전제로 개발된 방송용 HDR 기술이다. 별도의 후작업 없이 생중계가 가능하면서 SDR TV에선 SDR로 재생되고 HDR TV에서만 HDR로 재생되는 기술이라서 최근 들어 이를 지원하는 기기가 늘어나고 있다.

HDR 방송을 재생할 TV 들은 기본이고 HLG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캠코더에 이어 이제는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HLG 촬영을 지원하게 됐는데 a7R III도 HLG 촬영이 가능하다.

a7R III 사용자는 픽처 프로파일에서 PP10을 선택하면 HLG 기반으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HLG 모드에 따라 표현되는 다이나믹 레인지는 다르지만 SDR 영상에서는 표현되지 않는 암부나 명부를 담아낼 수 있다.

기록된 영상은 MP4 컨테이너에 H.264로 8비트 컬러와 4:2:0으로 기록된다. HDR 영상의 기본인 HEVC나 VP9 Profile2도 아니고 10비트 컬러도 아니라서 조금은 아쉽지만 캠코더나 방송 장비 시장을 생각해야 할 소니라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판단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HLG로 촬영된 HDR 영상을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래폼인 유튜브 마저 a7R III으로 촬영한 HLG 영상을 정상적으로 인식하지 못 했다.

필자는 a7R III으로 촬영한 HLG 영상을 다빈지 리졸브로 불러와 유튜브가 권고한 포맷(DNxHR HQX)로 인코딩 한 후에야 HLG 영상으로 인식시킬 수 있었다.

유튜브는 a7R III 원본이 사용한 H.264도 지원하지만 10비트가 아니라서 그런지 원본 그대로는 HLG 영상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 선명함의 차이, 픽셀 시프트 멀티 촬영

대부분의 이미지 센서는 베이어 패턴이라 불리는 격자 구조로 RGB 픽셀을 배열하고 있다. 각각의 픽셀은 한 가지 색만 받아들이는 구조라서 그에 맞는 색이 매칭 되지 않을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눈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픽셀들이라서 그러한 손실이 문제되지 않지만 이를 보완하면 더 나은 화질과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포베온 처럼 여러 개의 레이어로 모든 정보를 담아낼 수 있는 이미지 센서가 개발되기도 했는데 소니는 하나의 레이어만으로 이를 개선할 방법을 찾아 냈다.

그게 바로 a7R III에 적용된 픽셀 시프트 멀티 촬영이다.

픽셀 시프트 멀티 촬영은 센서 자체를 움직여 흔들림을 보정하는 안정화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1 픽셀에 해당 되는 거리 만큼 센서를 4방향으로 움직이고 각각의 방향마다 기록한 데이터를 합성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인접한 픽셀에서 놓칠 수 있는 정보를 모두 담아낼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선명한 화질은 기본이고 더 현실적인 색 표현이 가능해 진다. 반복적이고 미세한 패턴으로 구성된 피사체를 촬영할 때 나타나는 모아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꽤 인상적인 기술이고 포베온 센서의 화질을 생각하면 엄청난 화질 개선이 있을 것으로 생각 될 텐데 아쉽지만 그렇게 까지 인상적인 결과물은 아니었다.

촬영 방식 자체는 둘째 치더라도 합성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이 조금 나은 정도지 그렇게 까지 선명하거나 디테일이 증가했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

컬러에 민감한 전문적인 스튜디오는 꽤 매력적인 기능일 지 모르지만 일반 사용자의 기대를 충족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참고로, 펜탁스에선 리얼 레졸루션이라는 명칭으로 비슷한 기능을 이미 제공해 오고 있다.

 

■ 진정한 팔방미인 카메라, 소니 a7R III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카메라는 거의 없다. 더군다나 4천만 이상의 화소로 프레스 바디에 버금가는 AF와 연사 성능을 갖춘 카메라는 그 어디에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화소가 증가하면 처리 속도는 떨어지고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화소를 낮출 수 밖에 없는 것이 카메라 업계의 한계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한 소니 a7R III는 그런 한계를 가장 많이 극복해낸 제품이다.

DSLR과 미러리스를 통 틀어 4천만 화소 이상에서 a7R III 만큼 진화된 스펙과 성능, 기능을 갖춘 제품은 거의 없다. 니콘 D850이 그나마 비교 대상이지만 -4 EV까지 검출하는 AF 능력과 1,840장까지 찍어 내는 배터리 시간을 제외하면 a7R III 보다 크게 나은 점을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연사 속도나 상용 감도 범위, HLG HDR 촬영까지 생각하면 소니 a7R III이 더 유리한 상황이라서 굳이 DLSR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이 참에 미러리스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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