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시장이 세분화 되고 있다. 단지 바람을 만들어 내는데 그치는 선풍기와 달리 실내 공기 전체를 순환시켜주는 서큘레이터가 등장한 것이다. 초기에는 선풍기 대용으로 보다 광범위한 공간에서 찬 바람을 만들어내는 목적으로 사용했으나 지금의 서큘레이터는 본격적인 공기 순환기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선풍기와 공기순환기의 차이

 

이렇게 서큘레이터의 사용 목적이 명확하다 보니 단독 사용보다는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 중이다. 그래서 오늘은 생활/계절 가전 전문회사인 보국전자에서 출시한 서큘레이터 한 종에 대한 리뷰와 함께 에어컨과 함께 사용할 때 얼마나 효율이 좋은지 테스트해봤다.

 

 

보국전자 BKF-2070CBL

 

제품에 앞서 보국전자라는 제조사 이름이 낯설게 들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국전자는 1974년 창립 이래 계절 가전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회사로 그 연혁이 짧지 않다. 실제 제품을 봐도 결코 대기업이나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제조사의 제품 못지 않게 깔끔하다.

 

 

보국전자 BKF-2070CBL

 

이 회사에서 디자인하고 제조하는 서큘레이터를 보면 주요 제품들의 디자인이 위 사진의 제품과 유사하다. 2011년과 2013년에 ‘Good Design’ 상을 받았을 정도로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품의 첫 인상은 블랙과 화이트만을 사용해 상당히 깔끔하다는 생각과 작고 야무지다는 느낌이 들었다.

 

 

날개 길이는 14인치로 5엽 날개를 사용한다. 날개가 많아 부드러운 바람을 사용하지만 AC 모터를 사용해 소비전력이 75W로 동급의 제품들보다 높은 편이며 공기 이동거리는 12m로 긴 편은 아니다. 그리고 날개가 작아 강한 풍량을 만들기 위해 회전 속도가 빨라지므로 2단 이상일 때에는 어느 정도의 소음도 생각해야 한다.

 

단, 공기순환기에서 공기 이동거리가 12m 밖에 안 된다지만 30평 대 아파트라면 거실 기준으로 12m가 안 되므로 사용 상에 큰 지장은 없다. 그리고 소비전력은 이후에 측정기로 확인해 볼 예정이다.

 

촘촘한 안전망

 

선풍기나 서큘레이터 같은 제품을 가정에서 사용할 때면 아이들 손가락이 날개에 닿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하지만 BKF-2070CBL은 아이들 손가락이 안전망 너머로 들어가 다칠 일이 없다. 망과 망 사이의 거리는 가장 넓은 곳도 1cm를 넘지 않는다.

 

위 사진을 보면 평균보다 발육이 느린 60개월 여아의 손가락을 안정망 중 가장 넓은 곳에 넣어봤을 때에도 첫 마디 이상 들어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안전망 구조는 여타의 서큘레이터처럼 회오리 형태로 되어 있어 바람이 회전하면서 멀리 날아가도록 만들어졌다.

 


▲보국전자 BKF-2070CBL의 제어부

 

제어부 디자인은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감각적이다. 우선 중앙의 다이얼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다이얼은 풍량 조절에 사용되고 1~4단까지 설정할 수 있다. 다이얼 아래 LED에서는 현재 온도도 나오는데, 이는 자체적으로 온도 센서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버튼들도 많다. ‘풍량’ 버튼은 풍량 조절에 사용되고 한 번 누를 때마다 단계가 바뀐다. 하지만 다이얼을 돌리면 간편하므로 사용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보국전자 BKF-2070CBL의 좌우 상하 회전 모습


좌우 회전은 말 그대로 회전할 때 사용되며 좌우 회전 폭은 65도로 적당한 수준이다. 그리고 상하 회전은 위쪽으로 90도 아래쪽으로 15도까지 조절되며 상하/좌우 동시에 작동시킬 수 있어 공기 순환에 효과적이다. 상하 회전 기능이 있으므로 에어컨 바로 아래 설치해서 사용해도 찬 바람을 구석구석 보낼 수 있다.

 

타이머는 최대 8시간까지 지원한다. 일반 선풍기보다 더 오랜 시간으로 설정할 수 있는데, 공기순환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한다는 가정하에 타이머에도 여유를 둔 듯 하다. 타이머 설정은 1시간 단위로 조절할 수 있으나 1시간 미만 설정은 불가능하다.

 

 

인공지능 모드도 제공한다. 자체에 온도 센서가 달려 있어 25도 이하에서는 1단, 26~28도는 2단, 29~34도는 3단, 34도 이상은 4단으로 스스로 풍량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마지막으로 풍량 모드를 자연풍, 수면풍, 일반풍으로 변경하는 기능이 있다. 자연풍으로 설정하면 바람 세기를 강약으로 조절해 주고 수면풍으로 설정했을 때는 1단 수준으로 낮춰서 동작한다. 하지만 DC 모터가 아니기 때문에 미세 조정은 어렵고 1~4단 사이로 풍량 조절만 할 수 있다.

 

모든 기능 제어가 가능한 리모컨

 

리모컨은 카드 형태이며 본체의 다이얼을 제외한 모든 기능이 여기에 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 모든 기능을 전부 다 제어할 수 있다.

 

 

소비전력은 얼마나 되나?

 

앞서 제품의 스펙을 볼 때 이 제품은 DC모터가 아니므로 소비전력이 여타의 서큘레이터보다 높다고 했다. 보국전자에서 밝힌 소비전력은 75W이지만 이는 최대치이다. 그래서 소비전력 측정기로 확인해 봤다.

 

풍량 1단계 작동 시 소비전력

 

▲풍량 2단계 작동 시 소비전력

 

▲풍량 3단계 작동 시 소비전력

 

▲풍량 4단계 작동 시 소비전력

 

소수점 이하를 버렸을 때 1단계에서는 22W 정도였고 4단계에서는 약 60W였다. 그래도 AC모터를 사용한 일반 스탠드형 선풍기보다는 높다(일반 스탠드형 선풍기는 40~45W 수준). 그러나 이 제품은 에어컨과 함께 사용해 실내 공기를 더 빠르게 식혀주는데 특화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실내 공기를 빠르게 순환 시켜 에어컨 사용 시간을 줄여주므로 소비전력이 조금 높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과연 공기순환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실질적인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름에 걸맞게 공기순환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에어컨과 조합하여 실내 공기를 얼마나 빨리 낮추는지 확인해 봤다.

 


테스트를 진행한 아파트 평면도. 알파벳은 온도 측정 위치

 

테스트는 기자가 실제 거주하고 있는 24형 아파트에서 진행했고 총 3가지로 나누어 진행했다.

 

첫 번째 테스트(A)는 에어컨에서 가장 먼 직선 거리 부분의 온도를 얼마나 빨리 낮추는지 알아보기 위함이고, 두 번째 테스트(B)는 에어컨 냉기가 직접 전달이 되지 않는 방의 온도를 얼마나 빨리 낮추는지, 마지막 세 번째 테스트(C)는 에어컨의 직접적인 영향이 닿는 거실의 온도를 얼마나 빨리 낮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테스트를 진행한 실제 가정집 모습. 에어컨을 등진 상태

 

세 번의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에어컨은 가장 강한 풍량으로 희망 온도는 20도로 설정했고, 보국전자 BKF-2070CBL은 2단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온도 측정은 소수점 한 자리까지 표시되는 디지털 온도계를 사용했고 3번을 측정 후 중간 값을 취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구형 에어컨, 2008년 출시된 제품이다

 

가장 중요한 에어컨은 2008년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하우젠 HP-J152PTC이다. 15형이고 냉방 능력은 6,000w에 소비전력은 1,800w이다.

 

▲에어컨 최대 냉각일 때 소비전력

 

참고로 테스트에 사용한 에어컨의 터보풍(최대)일 때 실 소비전력은 1531W이다.

 

 

A 지점 테스트 결과이다. 에어컨과 테스트 지점의 거리가 먼 탓인지 서큘레이터 사용 유무에 따른 온도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30분 동안 측정한 결과 에어컨만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는 겨우 1.1도 낮아진 것에 반해 BKF-2070CBL을 함께 사용했을 때는 무려 3.3도나 낮아졌다. 에어컨 풍량은 사실 바람의 세기보다 냉각 성능을 뜻하기 때문에, 근처는 빠르게 냉각되더라도 거리가 멀어지면 그 효율이 떨어진다. 특히 가정용 에어컨은 더욱 그렇다.

 

이를 서큘레이터가 보완해 에어컨 주변의 찬 공기를 빠르게 보내주므로 집안 구석구석까지 빠르게 냉각시켜주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테스트는 거실이 아닌 에어컨의 바람이 직접 닿지 않는 방 안(B 지점)의 온도 측정 결과이다. 이곳에서의 테스트 결과도 첫 번째 테스트와 비슷했다. 아니, 효과는 더 좋게 나타났다.

 

에어컨만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는 30분 동안 겨우 0.8도 낮아진 것에 불과했으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했을 때에는 2.8도나 낮아진 것이다. 만약 B지점의 온도를 에어컨만 사용해서 26.4도까지 낮추려 했다면 2시간 가까이 켜 놔야 했을 지도 모른다.

 

 

 

세 번째 테스트는 에어컨 바로 앞(C 지점)에서 측정했다. 사실 에어컨 바로 앞이기 때문에 서큘레이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온도 차이는 크게 나지 않았다. 하지만 에어컨을 절전 모드로 놓고 장시간 사용한다면 서큘레이터 유무 차이는 체감 온도에서 확연히 차이가 날 수 있다.


세 번의 테스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에어컨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훨씬 냉방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만큼 전력 소비량도 줄여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은 힘들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서큘레이터, 더이상 계절가전이 아니다

 

지금까지 보국전자 에어젯 BKF-2070CBL에 대해 알아보고 성능 테스트도 해봤다. 먼저 이 제품은 작년에 출시된 제품에서 날개를 3엽에서 5엽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덕분에 소비전력이 조금 늘어났으나 선풍기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있게 됐다.

 

상당히 깔끔한 디자인에 안전까지 고려해 아이가 있는 집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리모컨만 있으면 풀 제어가 가능하고 상하좌우 회전까지 되므로 집안 어디에 두고 쓰더라도 제 몫은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그리고 여름에는 에어컨과의 조합은 물론이고 반대로 겨울에는 온풍기와 함께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봄에는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환기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전천후인 만큼 계절가전이 아닌 이제는 생활가전이라 불러도 좋을 듯 하다. 더불어 전기요금 절약은 덤이니, 이제는 서큘레이터가 계절가전이 아니라 필수가전으로 불려도 무방할 듯하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doil@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유민우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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