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형석 기자] 학창시절 그렇게 눈에 띄지 않던 이성이었는데, 한동안 잊고 지내다 어느 날 열린 동창회에서 만났더니 존재감 없던 그녀가 아름답게 변한 모습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리던 경험이 있는가? 기자는 동창회를 해 본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잘 모르겠지만 지금 소개할 올림푸스 펜 E-PL9가 딱 그런 느낌이다. 존재감 없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환골탈태해서 '짜잔'하고 나타났다고 해야할까?

올림푸스 E-PL8. 이것도 나쁘지는 않은데 어딘가 어색한 느낌이 있다. 기분 탓인가.

E-PL은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중 보급형에 해당하는 이름이다. 흔히 우리가 똑딱이라고 부르는 디지털 카메라 수준의 가격. 하지만 제법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는 합리적인 카메라다. 이렇게만 보면 정말 엄청나게 인기가 좋을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뚜렷한 반응은 없다. 왜? 너무 평범해서.

진지하게 바라보면 그렇게 못 생긴 것은 아니다. 크기도 작거니와 무게도 렌즈를 포함하면 500g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 정말 똑딱이 디카 하나 들고 다니는 느낌이 들 정도다. 거기다 잘 만지작거리면 스마트폰은 감히 흉내내기 어려운 효과들이 듬뿍 담긴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다른 올림푸스 카메라들과 비교하면 성의가 별로 없었다는게 흠이다.

올림푸스 E-PL9. 어디가 달라졌을까?

그래서일까? 올림푸스는 E-PL에 소소한 변화를 줬다. 전반적인 외모는 큰 차이가 없는데 화장을 조금 고쳤다. 그랬더니 이전과는 다른 인상을 준다. 화장 하나 바꿨을 뿐인데. 여기에 뭔가 부자연스러운 그립부에도 힘을 줘 손에 쥐는 맛을 더 살렸다. 진작에 이렇게 해주지.

화장을 고치긴 했어도 성격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1,610만 화소 이미지 센서는 동일하기 때문. 하지만 결과물을 처리하는 영상처리엔진은 최신 부품을 적용했다. 약 1년 5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쌓은 노력의 결실은 볼 수 있겠다. 개인기도 늘었다. 블루투스 연결을 추가해 스마트폰 연결이 더 쉬워졌다. 이걸 쓰면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카메라를 다룰 수 있고, 전송도 된다. 촬영한 사진 또는 영상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하면 누군가는 열심히 '따봉!'을 눌러줄거다. 믿거나 말거나다.

촬영하면 멋지거나 혹은 기괴한 결과물을 남길 수 있는 아트필터도 여전하다. 총 17가지가 제공되는데 이번에 새로 인스턴트 필름이라는 효과가 더해졌다. 마치 빛 바랜 즉석카메라 느낌을 주는 효과다. 인스탁스는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이 외에도 고급 촬영 기술을 비교적 쉽게 해주는 기능들도 있다.

올림푸스 E-PL9. (이미지출처 - 올림푸스한국홈페이지)

카메라 무게는 기본 렌즈를 장착하고도 380g 수준으로 여전히 가볍다. 게다가 화면이 아래로 180도 돌아가 내가 나를 촬영할 수 있다. 이건 의외로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바뀌었는데 얼마나 주목을 받을지는 솔직히 장담 못하겠다. 언제나 가격이 중요한데, 정작 올림푸스한국은 이 물건을 얼마에 판매할지 아직 정하지 못한 것 같다. 참고로 화장을 고치기 전이던 E-PL8은 기본 렌즈 키트가 76만 9,000원이었다. 참고하시길.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