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팬이라면 '레트로 유니폼'이라는 단어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팀들이, 과거에 사용했던 유니폼 스타일을 반영해 특별한 유니폼을 만들어 입는 경우가 있다. 지금 와서 보면 촌스러운 디자인이지만, 오랜 팬들에게는 과거 전통의 강호 시절 영광을 떠올리게 해 많은 팀들이 시도하고 있다.


'레트로(Retro)'라는 단어는 회상·회고·추억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영어 'Retrospect'에서 나온 말이다. 과거 스타일로 돌아가거나 본뜨려고 하는 경향 등을 지칭할 때 쓰는 접두어다. 70년대에 패션계에서 '레트로 룩'이라는 표현이 자리잡은 이후, 음악과 디자인계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같은 뜻으로 '복고'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기도 한다.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과 같이, 한때 방송계에서 레트로 열풍이 거세게 불기도 했다.


음악과 패션뿐만 아니라, 레트로 열풍은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느낄 수 있다.


최근 롯데제과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쥬시후레쉬 등 껌, 빠다코코낫 등 비스킷, 가나초콜릿 등 롯데제과를 대표하는 장수제픔 11개종을 레트로 제품으로 출시했다. 포장 디자인을 70·80년대 처음 출시되던 당시 모습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 롯데제과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장수 인기제품들을 출시 당시의 포장 디자인으로 내놓았다. (사진=롯데제과)

가나 초콜릿의 경우 당시 쓰였던 '초코렡' 로고를 그대로 패키지에 표기했다.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외래어 표기법이다. 또 쥬시후레쉬와 스피아민트는 껌을 감싼 내포장지 역시 출시 당시와 동일하게 제작했다. 빼빼로, 빠다코코낫, 칸쵸 등도 예전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출시 당시의 모습으로 디자인했다.


요즘 디자인과는 70·80년대 스타일의 디자인은 언뜻 촌스러워 보이지만, 당시를 기억하는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게다가, 레트로 제품에 열광하는 것은 당시를 기억하는 소비자들뿐만이 아니다. 최근 세대들에게도 충분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면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방송과 음악계에서 다양한 경로로 확인된 바다.


제과업계는 대표적으로 변화가 느리고 장수제품들이 많은 업종이다. 레트로 마케팅을 시도할 제품도 많고 효과도 클 것을 짐작하기에 어렵지 않다. 그런데, 변화가 빠른 IT와 가전업계에서도 레트로 열풍을


제과업계와 변화가 빠른 IT업계에서 레트로 마케팅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더 클래식' 냉장고를 출시하면서, 라운드형 도어와 프레임을 통해 '레트로' 디자인을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더 클래식' 전자레인지 역시 곡선 모서리에 조그 다이얼, 라운드형 디스플레이를 도입해 레트로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동부대우전자의 '더 클래식' 냉장고 (사진=동부대우전자)

가정용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최첨단 IT제품에서도 레트로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기어 S3는 프론티어와 전통적인 손목시계의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름은 다분히 미래지향적이지만, 디자인은 전자시계보다도 이전 아날로그 감성의 초침시계의 모습을 띄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바디와 톱니 모양의 베젤, 초침의 선택 등은 전통적인 시계 느낌을 강조하는 레트로 디자인의 일환으로 보인다.


경쟁제품인 애플사의 애플워치2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애플워치는 이름에 '워치'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손목에 찼을 뿐 시계라는 느낌보다 첨단 전자기기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스마트밴드와 비교해보면 더욱 레트로 느낌이 강하게 난다.


   
▲ 삼성전자의 최신형 스마트워치 '기어 S3'는 레트로한 시계 디자인을 채택했다. (사진=삼성전자)

'시계'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스트랩(시계줄)도 전통적인 스타일로 출시했다. 기어 S3 '프론티어'에는 실리콘 스트랩을 적용했지만, '클래식'에는 가죽 스트랩을 적용한 것이다.


여기에 전용 가죽 스트랩을 별도로 출시하기도 했다. 스프링을 활용해 별도의 도구 없이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레트로 디자인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시계 매니아들의 성향을 저격한 듯하다.


제과업계와 IT업계의 레트로 마케팅은 한가지 커다란 공통점이 있다. 과거에 유행하던 디자인으로 친숙한 느낌을 발휘하고 있지만, 내용물은 현재 소비자의 취향에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다.


성능이나 품질까지 과거로 회귀했다가는,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실망감만 더해줄 뿐이다. 위험을 회피하고 검증된 방식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자는 오래된 전략이지만, 제품의 품질에 자신이 있을 때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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